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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건강관리62

엄마가 운동 이야기를 하면서 가장 먼저 말한 것은 10분이었다 엄마에게 운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가족 사이에서 자주 나왔다.날씨가 좋으면 걸어보자는 이야기도 했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보자는 말도 있었다. 헬스장이나 실내 자전거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었다. TV를 보면서 따라 할 수 있는 운동 영상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도 몇 번 있었다.그런데 이야기가 운동으로 이어지는 것과 실제로 시작하는 것은 달랐다.무엇을 하는 게 좋을지 이야기하다 보면 종류가 많아졌고, 가족이 좋다고 생각하는 운동을 하나씩 꺼내놓을수록 오히려 시작하는 시점은 멀어졌다.그러던 어느 날이었다.나는 집에 없었는데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엄마가 운동 영상 찾아달래.”처음에는 어떤 운동을 찾으면 되는지 물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어진 말이 달랐다.“10분짜리로 찾아달래.”운동의 종류.. 2026. 7. 15.
20년 넘게 디스크인 줄만 알고 살았다 엄마 허리에 디스크가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게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너무 오래된 일이어서 어느 병원에서 들었는지, 당시 어떤 검사를 받았는지까지는 지금 와서 떠올리기 어려웠다.그런데도 ‘디스크’라는 말만큼은 오래 남아 있었다.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디스크 때문이라고 했고, 허리 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같은 병명을 떠올렸다.엄마도 자신의 허리를 이야기할 때면 같은 말을 사용했다.“내 허리는 원래 디스크가 있잖아.”나도 그 말을 들으면 더 물어보지 않았다.언제부터 아팠는지, 그때 어떤 검사를 했는지보다 이미 알고 있는 병명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20년 가까이 같은 말을 반복해서 사용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그 이름은 병원에서 받은 진단명이라기보다 가족끼리 엄마의 허리.. 2026. 7. 15.
감기가 나았는데 기침만 남았을 때 엄마의 감기가 거의 나았다고 생각한 날이 있었다. 열도 없었고 콧물도 멈췄다. 식사량도 다시 평소처럼 돌아왔고, 미뤄두었던 집안일도 하나씩 손에 잡히기 시작했다. 아침이면 주방으로 나가고, 평소처럼 냉장고를 열어 저녁에 먹을 반찬을 살펴보고 있었다.그런데 기침은 남아 있었다.엄마도 어느 날 이렇게 말했다.“감기는 다 나은 것 같은데 기침은 왜 이렇게 오래가지?”나도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했다. 감기가 좋아지면 기침도 함께 없어질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엄마의 생활을 며칠 동안 지켜보니 몸의 모든 증상이 같은 속도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아침의 생활이 먼저 제자리로 돌아왔다감기가 심했을 때 엄마는 평소보다 오래 소파에 앉아 있었다. 식사도 많이 하지 않았고, 집안일도 조금.. 2026. 7. 15.
틀니를 처음 끼고 며칠 뒤 엄마가 다시 치과에 간 날 틀니를 처음 끼는 날에는 치과에서 들은 관리법보다 집에 돌아와서 해야 할 일이 더 많게 느껴졌다.먹는 일에도 틀니가 들어왔고, 말을 하는 데도 신경이 쓰였다. 식사를 마치면 빼서 씻어야 했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보관통에 넣어야 했다.엄마에게 틀니는 처음 며칠 동안 입안에 넣는 물건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하루에 하던 여러 동작 사이마다 새로운 순서 하나가 생긴 셈이었다.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달라지는 부분이 생겼다.처음에는 하나하나 따로 신경 쓰던 일이 조금씩 익숙한 순서 안에 놓이기 시작했다.그러다 한쪽 잇몸이 계속 불편해졌고, 엄마는 다시 치과에 가기로 했다.첫날에는 틀니가 하루의 순서를 끊어 놓았다엄마가 처음 틀니를 끼고 집에 돌아온 날은 현관부터 평소와 조금 달랐다.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온 뒤에.. 2026. 7. 14.
같은 텔레비전을 보는데 대화가 자꾸 끊겼다 저녁 뉴스를 보다가 엄마가 물으셨다.“방금 뭐라고 했어?”나는 방금 했던 말을 한 번 더 전했다.엄마가 이번에는 내 얼굴을 보며 물으셨다.“뭐라고?”아버지는 리모컨을 들었다.TV 소리를 한 칸 올렸다.엄마는 잠시 듣다가 말했다.“그렇게 크게 하지 마. 뉴스 소리가 너무 커.”아버지는 다시 한 칸 내렸다.나는 엄마 쪽으로 몸을 돌려 같은 내용을 조금 천천히 전했다.이번에는 엄마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날도 저녁 뉴스와 가족 대화는 몇 번씩 끊겼다.아버지는 리모컨을 찾았고, 나는 놓친 말을 되풀이했고, 엄마는 들리지 않았던 부분을 되물었다.누가 잘못한 것은 아니었다.그런데 대화가 이어지려면 매번 누군가가 다른 행동을 해야 했다.한마디가 끊길 때마다 집 안의 움직임도 달라졌다엄마가 내 말을 놓치면 나는 같은 내용.. 2026. 7. 14.
대장내시경을 미루고 다시 준비하면서 달라진 것이 있었다 두 번째 대장내시경을 준비하던 날, 엄마는 식탁에 병원에서 받은 안내지를 펼쳐 놓았다.잡곡밥을 먹던 평소와 달리 그날 식탁에는 흰밥이 올라와 있었다.엄마는 반찬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안내지에 적힌 내용을 확인했다.“이건 먹어도 되나?”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가 종이를 다시 들여다봤다.나는 옆에서 물을 마시다가 엄마가 같은 종이를 몇 번씩 살펴보는 모습을 보았다.한 번 해본 검사인데도 예전처럼 기억나는 대로 준비하지 않았다.장정결약을 마시는 시간은 휴대전화에 적어 두었고, 물을 마실 시간도 따로 표시해 놓았다.처음 대장내시경을 준비할 때와는 조금 달랐다.나는 그 차이를 보면서 몇 달 전 첫 번째 준비 때의 식탁을 떠올렸다.첫 준비는 식탁에서 시작됐다처음 검사 날짜를 잡았을 때 엄마는 며칠 전부터 식사를 바꾸기 .. 2026.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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