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가 왜 이렇게 됐는지 알아? 어릴 때 오징어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래." 엄마는 가끔 웃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 어릴 때부터 마른 오징어를 좋아해서 자주 드셨다고 한다. 젊었을 때 치과에 갔을 때는 의사가 치아가 많이 닳아 있다며 딱딱하고 질긴 음식은 조금 줄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때는 그 말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의미가 될지 크게 생각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일은 그때의 즐거움이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치아에는 조금씩 흔적이 남아 있었다.
좋아했던 음식이 나이가 들면서 부담이 되었다
단단하고 질긴 음식은 오래 씹는 과정에서 치아에 반복적인 힘을 준다. 특히 마른 오징어처럼 쉽게 끊어지지 않는 음식은 치아의 씹는 면을 닳게 만들 수 있고, 강한 힘이 계속 가해지면 치아 표면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치아 마모는 단순히 나이가 들어 생기는 변화만은 아니다. 오랜 시간 반복된 씹는 힘과 식습관, 치아 관리 상태 등이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엄마는 젊었을 때는 오징어를 먹으면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드셨던 음식들이 조금씩 어려워졌다. 갑각류 껍질이 있는 음식은 조심해서 드시고, 돌솥밥을 먹은 뒤 생기는 누룽지도 예전처럼 마음껏 씹지 못하신다. 가끔 괜찮겠지 하고 드셨다가 잇몸이 붓는 날이면 며칠 동안 음식을 제대로 드시지 못한다. 나는 그럴 때마다 조금 더 일찍 치과에 가보면 좋겠다고 말씀드린다. 하지만 엄마는 대부분 며칠 기다리면 괜찮아진다고 생각하시는 편이다.
아플 때 찾아가는 치과에서 늘 듣는 이야기
엄마는 통증이 계속될 때 치과를 찾으신다. 병원에 가면 의사는 치아 안쪽 상태를 확인하고 염증이 생긴 부분을 치료해 준다. 신기하게도 치료를 받고 나면 불편했던 통증은 빠르게 가라앉는다. 그때마다 의사는 칫솔질을 꼼꼼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면 엄마는 늘 비슷한 말씀을 하신다. "나 양치는 정말 열심히 하는데 왜 자꾸 이럴까." 하지만 치아 문제는 단순히 양치만으로 모두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 쌓인 치아 마모와 잇몸 상태, 남아 있는 치아의 힘도 함께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치과에서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어금니는 발치를 하고 임플란트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는 설명도 했다.
엄마가 임플란트를 망설이는 이유
나는 주변 어르신들이 대부분 임플란트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치아가 빠지면 당연히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엄마는 쉽게 결정하지 못하셨다. 몇 년 전에는 어쩔 수 없이 어금니를 뽑으셨지만, 임플란트는 아직 하지 않고 계신다. 대신 틀니를 맞춰 사용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이었다. 엄마는 아빠가 임플란트를 하셨던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셨다. 치료 후 얼굴에 멍이 들고 붓기가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임플란트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고 하셨다. 주변 친구분도 부분 마취를 하기 때문에 통증은 심하지 않았지만 치료 과정 자체가 마음 편한 일은 아니었다고 이야기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엄마는 더 조심스러워졌다. 특히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신경 손상이었다.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과정에서 신경과 관련된 위험이 있을 수는 있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며, 시술 전 엑스레이와 치과용 CT 촬영을 통해 신경 위치를 확인하고 위험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임플란트가 아니어도 엄마에게 맞는 방법이 있었다
나는 임플란트가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치아 치료는 단순히 빠진 치아를 채우는 문제가 아니라 현재 남아 있는 치아 상태, 잇몸 건강, 전신 건강, 그리고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느끼는 부담까지 함께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한다. 고령이거나 수술 자체를 원하지 않는 경우, 또는 현재 생활 방식과 건강 상태를 고려했을 때 틀니를 선택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치료 방법이라는 내용을 확인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어떤 치료를 했는지가 아니라,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엄마는 지금 틀니를 사용하면서 나름의 관리 방법을 만들어 가고 계신다. 저녁 식사가 끝나면 틀니를 빼서 흐르는 물에 씻고 전용 세정제에 담가 둔다. 밤에는 전용 보관함에 넣어두고 다음 날 다시 사용하신다. 틀니 역시 한 번 맞추면 영원히 같은 상태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잇몸뼈의 모양이 조금씩 변하면 틀니가 헐거워지거나 음식물을 씹을 때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틀니를 조정할 수 있다. 오래 사용하면서 마모되거나 현재 잇몸 상태와 맞지 않게 되면 새 틀니로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엄마처럼 불편함을 참고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틀니가 흔들리거나 잇몸 통증이 반복되면 단순히 나이 때문이라고 넘기기보다 치과에 방문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후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느낀 것은, 좋은 치료라는 것은 모두에게 같은 하나의 방법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임플란트가 맞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틀니가 현재 생활에 더 적합할 수 있었다.

엄마는 여전히 단단한 음식 앞에서는 조심스럽게 젓가락을 내려놓으신다. 예전에는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드시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게만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보인다. 엄마는 불편함이 생겼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치아 상태에 맞는 방법을 찾아 하루를 보내고 계셨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엄마는 늘 같은 순서로 움직이신다. 틀니를 빼서 씻고, 전용 세정제에 담근 뒤 작은 보관함에 조심스럽게 넣어 두신다. 누군가에게는 번거로운 일이겠지만 엄마에게는 하루를 정리하는 익숙한 시간이 되어 있었다. 가끔 엄마는 예전에 마른 오징어를 많이 먹었던 이야기를 하신다. 그때는 몰랐지만 오랫동안 사용한 치아에도 시간이 남긴 흔적이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