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건강관리62 올여름 부모님 외출 가방에 새로 들어간 것들 토요일 아침, 부모님이 외출 준비를 하시던 날이었다.엄마가 아버지에게 먼저 물으셨다.“오늘 오래 있어?”아버지는 어디에 가는지 이야기했고, 몇 시쯤 돌아올 것인지도 말했다. 차를 타고 움직일지, 중간에 오래 머물 곳이 있는지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나는 그때 가방부터 열어보지 않았다.예전 같으면 여름이니 물부터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을 텐데, 그날은 부모님이 어디에서 얼마나 머무를지를 듣고 있었다.잠시 뒤 엄마가 작은 물병을 하나 꺼내셨다.가방 안에 들어가는 물건이 달라진 것이 먼저 보인 게 아니었다. 외출을 앞두고 나누는 이야기가 먼저 생겼고, 그 이야기를 따라 가방의 내용도 달라지고 있었다.먼저 정해진 것은 물건이 아니었다올여름 들어 부모님이 외출할 때 가방 안에 들어가는 물건이 조금씩 달라졌다... 2026. 7. 21. 흑채를 고집하던 아버지가 가발을 쓰기까지 결혼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버지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셨다.“오늘은 아무도 안 물어보더라.”어머니가 웃으며 물으셨다.“그래서 편했어?”아버지는 잠시 있다가 대답하셨다.“응. 물어보지만 않으면 괜찮지.”그 말을 듣고 나는 결혼식 당일 아버지의 머리를 계속 확인하지 않았던 일이 떠올랐다.사람들이 알아보는지 살펴보지도 않았다. 가족사진을 찍을 때도 평소와 다르게 보이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그날 내가 확인한 것은 아버지가 가발을 썼다는 사실보다, 아버지가 그 모습을 하고 사람들 사이에 오래 머물렀다는 것이었다.오랫동안 익숙했던 것은 흑채였다아버지는 오랫동안 흑채를 사용하셨다.외출할 일이 있으면 머리를 손질한 뒤 흑채를 뿌렸다. 혼자 하기보다 어머니에게 부탁하는 날도 많았다.어머니가 어깨에 수건을.. 2026. 7. 20. 치과 진료가 끝난 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던 며칠 치과에 다녀온 뒤 며칠 동안 아버지의 생활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집 안에서 평소 하던 일을 했다.치과에서 한쪽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집에 돌아온 뒤 달라진 것은 없었다.치료가 바로 시작된 것도 아니었다.나는 처음에는 그 점이 조금 의외였다.치과에 가면 검사를 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다음 치료를 정하는 경우를 자연스럽게 떠올렸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의사는 현재 상태를 확인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 다시 살펴보자고 했다.그래서 진료가 끝난 뒤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것은 새로운 치료가 아니라 확인하기 전까지의 시간이었다.진료실에서 한 번 더 살펴볼 부분이 생겼다아버지와 함께 치과에 가는 날이면 나는 진료실 안에서 어떤 이.. 2026. 7. 19. 1인실로 옮기자 잠과 말동무가 서로 다른 문제가 됐다 아버지가 수술을 받고 입원했을 때 처음에는 병실의 조용함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수술 직후에는 혼자 일어나 화장실에 가는 것부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일도 조심스러웠고, 걸음을 옮길 때는 누군가 곁에서 살펴야 했다.그래서 처음에는 여러 사람이 함께 지내는 병실이라는 점보다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바로 살필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며칠이 지나 재활을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아버지는 보행기를 잡고 병실 안을 걸을 수 있게 되었고, 낮에는 다른 환자나 보호자가 움직이는 소리도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셨다.그런데 밤이 되자 같은 소리가 다르게 느껴졌다. 화장실에 가는 사람의 움직임,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보호자가 자리를 옮기는 소리가 잠을 깨웠다. 다시 잠드는 데 시.. 2026. 7. 18. 여름이 되자 아버지가 체취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 뒤로 아버지는 테니스를 치고 돌아온 날이면 평소보다 먼저 씻으셨다.운동화를 벗어 놓고 물을 마신 뒤 잠깐 쉬는 대신 욕실로 들어가는 날이 생겼다. 테니스를 치지 않은 날에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처음부터 그렇게 하셨던 것은 아니었다.여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저녁, 식사를 하다가 아버지가 갑자기 물으셨다.“요즘 내가 냄새가 나는 것 같나?”젓가락을 들고 있던 손이 잠깐 멈췄다.가족 사이에서도 이런 질문에는 바로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냄새가 난다고 하면 마음을 상하게 할 것 같았고, 아무렇지 않다고 하면 왜 그런 질문을 하셨는지 지나쳐 버리는 것 같았다.“왜 그렇게 생각하셨어?”내가 묻자 아버지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요즘 운동하고 오면 내가 느껴져.”다른 사람이 뭐라고 했다는 이.. 2026. 7. 17. 아버지의 운전을 줄이면 외출도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차를 몰고 나가는 모습은 우리 집에서는 너무 익숙한 일이었다.테니스를 치러 갈 때도 아버지가 운전했고, 병원에 가실 때도 운전석에는 아버지가 앉았다. 장을 보러 가거나 가족과 함께 움직이는 날에도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차를 몰았다.그래서 아버지의 운전을 줄이는 이야기를 생각하면 외출도 함께 줄어들 것 같았다.운전할 일이 줄어들면 차를 타고 나가는 횟수도 줄고, 그러다 보면 테니스나 장보기처럼 평소에 하던 일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그런데 가족 일정 때문에 내가 직접 운전하는 날이 생기면서 예상과 다른 장면을 보게 됐다.내가 운전한 날에도 아버지는 병원에 가셨다가족과 함께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평소 같으면 아버지가 운전석에 앉으셨겠지만 그날은 내가 차를 몰았다.아버지는 조수석에 .. 2026. 7. 16. 이전 1 ··· 4 5 6 7 8 9 10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