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다녀온 뒤 며칠 동안 아버지의 생활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집 안에서 평소 하던 일을 했다.
치과에서 한쪽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집에 돌아온 뒤 달라진 것은 없었다.
치료가 바로 시작된 것도 아니었다.
나는 처음에는 그 점이 조금 의외였다.
치과에 가면 검사를 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다음 치료를 정하는 경우를 자연스럽게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의사는 현재 상태를 확인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 다시 살펴보자고 했다.
그래서 진료가 끝난 뒤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것은 새로운 치료가 아니라 확인하기 전까지의 시간이었다.
진료실에서 한 번 더 살펴볼 부분이 생겼다
아버지와 함께 치과에 가는 날이면 나는 진료실 안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미리 생각하게 된다.
집에서는 별것 아닌 것처럼 지나간 일이 진료실에서는 확인해야 할 내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날도 접수를 하고 대기실에 앉았다가 이름이 불리자 진료실로 들어갔다.
의사는 아버지의 치아 상태를 차례로 살펴봤다.
검사가 진행되던 중 한쪽을 다시 자세히 확인하겠다는 말이 나왔다.
나는 진료 의자 옆에서 기다리면서 의사가 살펴보는 모습을 지켜봤다.
잠시 뒤 의사는 현재 상태와 앞으로 확인할 부분을 설명했다.
당장 치료를 시작하자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일정 기간을 두고 경과를 보자는 설명이 이어졌다.
아버지는 의사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나는 치료 방법을 알아보거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미리 생각하지 않았다.
그날 확인된 것은 지금 상태를 살펴봤고, 한 번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였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달라진 일은 없었다
치과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버지는 평소처럼 다른 이야기를 했다.
점심은 무엇을 먹을지, 집에 가면 무엇을 할지 같은 이야기였다.
치과에서 들은 내용은 그때까지도 대화의 중심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저녁이 되어 어머니가 치과에서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물으셨다.
아버지는 간단하게 설명하셨다.
“지금 당장 하는 건 아니고, 다음에 한 번 더 본대.”
어머니는 다음에 언제 가는지 물으셨고, 아버지는 진료실에서 들은 일정을 이야기했다.
나는 두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그날 진료의 결과를 다시 정리했다.
무언가를 발견했지만 바로 치료하지는 않았다.
다시 확인하기로 했고, 그 사이에는 평소 생활을 이어가면 됐다.
병원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집에서 새로운 행동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며칠이 지나도 생활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다음 날에도 아버지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셨다.
식사도 평소처럼 하셨고, 집 안에서 움직이는 모습도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며칠 동안 특별한 변화를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치과에서 확인한 부분을 집에서 다시 살펴보면서 상태를 판단할 수도 없었다.
치아의 상태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진료실에서 확인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던 상황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했다.
검사에서 확인된 내용이 있다고 해서 그날부터 생활이 달라져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의료진이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 사이의 시간도 그 과정에 포함되어 있었다.
무언가를 더 해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살펴보기 전까지 그대로 지나가는 시간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예전에는 부모님이 병원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들으면 집에 돌아온 뒤 내가 할 일을 먼저 찾는 편이었다.
어떤 내용을 다시 찾아봐야 하는지, 생활에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할 일이 많지 않았다.
의사가 다음 진료에서 다시 확인하자고 한 부분을 가족이 미리 판단할 수도 없었다.
치료가 필요한지, 어떤 방법이 적절한지도 그때의 상태를 확인한 뒤 의료진이 판단할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음 진료까지의 시간을 억지로 채우려고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평소처럼 생활하는 동안 나도 평소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 보니 병원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할 행동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 조금씩 구분됐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날의 진료가 다르게 보였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진료가 끝나면 무엇인가 하나는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치료를 시작하거나, 약속을 잡거나, 생활에서 주의할 일을 정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료실에서 확인한 뒤 시간을 두고 다시 살펴보는 순서가 만들어졌다.
그 사이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그 과정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는 평소대로 지냈고, 우리 가족도 평소대로 생활했다.
다시 확인할 시점이 오기 전까지 현재 상태를 그대로 두고 지켜보는 시간 자체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간’이라는 표현보다 다음 확인을 위해 필요한 시간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고 느꼈다.
진료실에서 결론을 서둘러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다음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진 셈이었다.
다시 확인할 순간은 생활 속에 들어와 있었다
며칠 뒤 달력을 보다가 다음 치과 진료가 예정되어 있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날짜 자체가 가장 크게 보이지 않았다.
그 날짜까지 아버지가 평소처럼 생활하고, 시간이 지나고, 다시 진료실에서 상태를 확인하게 되는 과정이 함께 보였다.
치과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사실만으로 결과를 미리 정할 수는 없었다.
그 사이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수도 없었다.
반대로 가족이 걱정한다고 해서 바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결론 내릴 수도 없었다.
결국 확인할 순간이 다시 오면 그때의 상태를 살펴보게 될 것이다.
이번 치과 진료를 지나면서 내게 남은 것은 ‘치료가 언제 시작될까’라는 궁금증보다 다른 것이었다.
어떤 진료는 발견한 순간 바로 행동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확인하고, 시간을 두고, 다시 살펴보는 과정도 진료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었다.
아버지의 며칠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평범하게 흘러간 시간이 다음 진료에서 다시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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