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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건강관리

여름이 되자 아버지가 체취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by 브라보인생 2026. 7. 17.

그 뒤로 아버지는 테니스를 치고 돌아온 날이면 평소보다 먼저 씻으셨다.

운동화를 벗어 놓고 물을 마신 뒤 잠깐 쉬는 대신 욕실로 들어가는 날이 생겼다. 테니스를 치지 않은 날에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셨던 것은 아니었다.

여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저녁, 식사를 하다가 아버지가 갑자기 물으셨다.

“요즘 내가 냄새가 나는 것 같나?”

젓가락을 들고 있던 손이 잠깐 멈췄다.

가족 사이에서도 이런 질문에는 바로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냄새가 난다고 하면 마음을 상하게 할 것 같았고, 아무렇지 않다고 하면 왜 그런 질문을 하셨는지 지나쳐 버리는 것 같았다.

“왜 그렇게 생각하셨어?”

내가 묻자 아버지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요즘 운동하고 오면 내가 느껴져.”

다른 사람이 뭐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아버지가 스스로 느끼는 불편함에서 시작된 질문이었다.

먼저 달라진 것은 운동을 마친 뒤의 시간이었다

아버지는 오래전부터 테니스를 해오셨고 여름에도 운동을 계속하신다.

더운 날 테니스를 치고 돌아오면 현관에서부터 평소와 분위기가 달랐다. 운동화를 벗으면서 “덥다”라고 말씀하시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몇 모금 연달아 마셨다.

티셔츠 목둘레는 땀에 젖어 있었다.

 

여름철 테니스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운동화를 벗는 고령의 남성

 

한번은 운동을 마치고 돌아온 아버지가 거실에 앉으려다가 다시 일어나셨다.

“오늘은 바로 씻어야겠다.”

그날은 유난히 더웠다.

아버지는 운동복을 벗어두고 욕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나오셨을 때는 아까보다 한결 편해 보였다.

“이제 괜찮네.”

그 모습을 보고 나니 처음 들었던 질문도 조금 구체적으로 보였다.

체취라는 말만 놓고 보면 하루 종일 이어지는 문제처럼 들릴 수 있었지만, 아버지가 직접 말한 상황은 운동을 마치고 땀을 많이 흘린 뒤였다.

질문은 운동을 마친 뒤에 붙어 있었다

아버지가 체취 이야기를 꺼낸 뒤에도 나는 냄새가 왜 생겼는지를 따로 찾아보지 않았다.

그날의 상황에서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땀이었다.

여름철 운동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활동을 하면 몸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젖은 옷을 오래 입고 있거나 몸을 씻지 않은 시간이 길어지면 냄새가 더 신경 쓰일 수도 있다.

아버지도 운동을 마친 뒤에는 몸이 끈적하고 옷이 축축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 질문을 하루 전체의 문제로 넓히기보다 운동을 마친 직후라는 상황 안에서 먼저 살펴보게 됐다.

이렇게 범위를 좁혀 놓으니 해야 할 일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평소의 날과 나란히 놓아 보니 차이가 보였다

며칠 동안 아버지의 생활을 특별히 관리하지 않고 지켜봤다.

테니스를 치고 온 날에는 땀을 많이 흘린 뒤 씻는 시간이 빨라졌다.

반대로 운동을 하지 않은 날에는 평소처럼 지냈다. 저녁을 먹고 TV를 보다가 씻기도 했고, 집에 있는 날에는 굳이 씻는 시간을 앞당기지도 않았다.

같은 여름날이라고 해서 매일 같은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운동량이 많았던 날과 그렇지 않은 날 사이에 차이가 있었고, 아버지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그 차이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아버지에게는 적어도 그 시기에 운동을 많이 한 뒤 생기는 불편함과 평소 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같지는 않았다.

향보다 씻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체취가 신경 쓰인다고 하면 향수나 탈취제처럼 다른 향을 더하는 방법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원래 향이 강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에도 향이 진한 제품을 가까이 두면 금방 알아차리고 싫다고 하셨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향을 선택하는 일이 아니라 땀을 많이 흘린 뒤 몸을 씻고 젖은 옷을 갈아입는 일이었다.

운동을 마치고 바로 씻은 날에는 본인도 훨씬 편하다고 하셨다.

굳이 평소 생활에 새로운 제품을 하나 더 들여놓지 않아도 지금 가지고 있는 생활 방식 안에서 불편함을 줄일 수 있었다.

생활 전체를 바꾸지는 않았다

아버지가 체취를 신경 쓰기 시작했다고 해서 여름 내내 씻는 시간을 따로 정해 놓지는 않았다.

테니스를 치지 않은 날까지 운동한 날처럼 움직일 필요도 없었다.

오히려 달라진 것은 아주 작은 부분이었다.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샤워를 미루지 않는 것.

운동복을 입은 채 오래 머물지 않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 것.

그 정도의 변화만으로도 아버지가 느끼던 찝찝함은 덜해졌다.

여름철 체취를 관리할 때도 모든 생활을 일률적으로 바꾸기보다 언제 냄새가 더 신경 쓰이는지, 땀을 많이 흘린 뒤인지, 젖은 옷을 오래 입고 있었는지처럼 상황을 나누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평소와 다른 냄새가 운동과 관계없이 계속되거나 피부 변화, 가려움 같은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히 땀 때문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남은 것은 냄새보다 상황을 구분하는 기준이었다

처음 아버지가 “요즘 내가 냄새가 나는 것 같나?”라고 물었을 때는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실제로 냄새를 어떻게 느끼는지 말하는 것만으로는 아버지가 왜 그런 불편함을 느꼈는지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운동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나누어 지내다 보니 아버지가 신경 쓰는 순간은 조금씩 분명해졌다.

그 차이가 아버지에게는 하나의 기준이 됐다.

체취를 없애야 한다는 식으로 생활 전체를 바꾸는 대신, 자신이 불편한 상황을 알아차리고 그때 필요한 행동을 하는 방식이었다.

아버지가 마지막에 웃으며 하신 말도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땀 많이 났으면 씻고 먹는 게 제일 편하지.”

결국 아버지가 정한 방법은 특별하지 않았다.

다만 그 방법이 필요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스스로 구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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