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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건강관리

아버지의 운전을 줄이면 외출도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다

by 브라보인생 2026. 7. 16.

아버지가 차를 몰고 나가는 모습은 우리 집에서는 너무 익숙한 일이었다.

테니스를 치러 갈 때도 아버지가 운전했고, 병원에 가실 때도 운전석에는 아버지가 앉았다. 장을 보러 가거나 가족과 함께 움직이는 날에도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차를 몰았다.

그래서 아버지의 운전을 줄이는 이야기를 생각하면 외출도 함께 줄어들 것 같았다.

운전할 일이 줄어들면 차를 타고 나가는 횟수도 줄고, 그러다 보면 테니스나 장보기처럼 평소에 하던 일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가족 일정 때문에 내가 직접 운전하는 날이 생기면서 예상과 다른 장면을 보게 됐다.

내가 운전한 날에도 아버지는 병원에 가셨다

가족과 함께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평소 같으면 아버지가 운전석에 앉으셨겠지만 그날은 내가 차를 몰았다.

아버지는 조수석에 앉아 병원으로 가셨고, 도착한 뒤에는 진료를 받으셨다.

 

중년의 딸이 운전하고 고령의 아버지가 조수석에 앉아 병원으로 이동하는 모습

 

처음에는 이런 변화가 아버지의 외출을 줄이는 시작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병원에 도착하고 나니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었다.

아버지가 해야 할 일은 그대로였고, 내가 운전했다고 해서 병원에 가는 목적이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버지는 다음 일정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셨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조금 이상했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달라졌는데 아버지의 하루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장을 보러 간 날에도 필요한 일은 이어졌다

며칠 뒤에는 장을 보러 갔다.

그날도 내가 운전했다.

아버지는 필요한 물건을 살펴보셨고, 장을 본 뒤에는 차에 물건을 실었다.

돌아오는 길에 병원에 갔던 날이 떠올랐다.

아버지가 직접 차를 몰지는 않았지만 장을 보는 일에는 그대로 참여하고 있었다.

그동안 나는 운전을 외출과 거의 붙여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버지가 운전한다는 사실이 너무 익숙하다 보니 운전하지 않는 날에는 외출도 줄어들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연결했던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가야 할 곳에 갈 수 있었고, 해야 할 일도 계속할 수 있었다.

테니스는 차보다 아버지의 생활에 가까웠다

아버지는 테니스를 오래 해 오셨다.

테니스를 치러 갈 때도 직접 운전하셨고, 운동을 마친 뒤 다시 차를 몰고 돌아오셨다.

그래서 나는 운전을 줄이면 테니스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버지에게 테니스는 차를 운전하는 일보다 훨씬 먼저 시작된 생활이었다.

어느 날 테니스 이야기를 하다가 아버지는 평소처럼 다음 운동 일정을 말씀하셨다.

그 순간 내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엇인지 다시 보게 됐다.

아버지가 꼭 직접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동 방법은 달라질 수 있었지만, 테니스를 치러 가고 싶다는 생활까지 운전과 함께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차를 모는 일과 테니스를 치는 일이 처음부터 같은 일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몇 번의 외출을 지나면서 생각이 흔들렸다

이후에도 가족과 함께 움직이는 날에는 내가 운전하는 일이 생겼다.

아버지는 내가 모는 차를 타고 병원에 갔고, 장을 봤고, 가족과 함께 외출했다.

반대로 아버지가 직접 운전하는 날에는 평소처럼 차를 몰고 나가셨다.

처음 한 번은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비슷한 일이 몇 번 이어지자 처음의 예상이 조금씩 흔들렸다.

운전하지 않는 날에도 아버지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었고, 차를 직접 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하루의 외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운전대를 대신 잡는 일이 아버지의 생활을 줄이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실제 모습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었다.

운전은 생활의 익숙함만으로 판단할 일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운전을 대신하는 일이 고령자의 운전 안전을 가볍게 생각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다.

고령자의 운전 안전은 나이 하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시력과 청력, 신체 기능, 반응 속도, 건강 상태, 복용하는 약의 영향처럼 실제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새로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뒤 졸림이나 어지럼이 생겼거나 평소와 다른 신체 증상이 나타났다면 운전을 계속하기 전에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전 환경도 마찬가지다. 낮과 밤, 교통량, 도로의 복잡성에 따라 운전자에게 요구되는 집중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알고 있으면 고령자의 운전을 단순히 나이만으로 판단하거나, 반대로 평소 익숙하게 운전했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단정하는 것도 피할 수 있다.

내가 경험한 변화 역시 운전을 무조건 줄이는 일이 아니었다. 가족이 함께 움직이는 날 내가 운전대를 잡아 보는 것에서 시작됐다.

줄어든 것은 외출이 아니라 내 예상이었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운전하는 일이 줄어들면 아버지의 외출도 함께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병원에 가고 장을 보고 테니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실제 모습은 달랐다.

아버지는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필요한 곳에 갔고, 자신의 일정도 계속 이어 가셨다.

어느 날 다음 일정 이야기를 꺼내며 내가 “그날은 내가 운전할게”라고 했더니 아버지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리고 별일 아니라는 듯 말씀하셨다.

“그럼 그날은 네가 운전해. 나는 다른 날에 가면 되지.”

그 말을 듣고 나니 운전에 관한 이야기를 꼭 ‘계속할 것인가, 그만둘 것인가’로 시작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직접 운전하지 않는 날에도 아버지의 생활은 이어지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내가 처음 바꾸어야 했던 것은 아버지의 외출이 아니라, 운전과 외출을 한 덩어리로 생각했던 내 예상이었다.

그 뒤로는 아버지가 운전을 하는 모습을 볼 때도 예전처럼 운전 하나만 보이지 않았다. 그 차를 타고 어디로 가려는지, 그날 무엇을 하려는지가 함께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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