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운동을 다녀오시면 현관에서 양말부터 벗으시는 편이다.
운동화 안쪽에 들어온 모래가 집 안으로 따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엄마가 현관에서 모래를 털고 양말까지 벗고 들어오라고 부탁한 뒤로는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면 늘 현관에서 신발과 양말을 정리하셨다.
어느 날 아버지가 양말을 벗다가 손을 멈추셨다.
“이게 왜 자꾸 걸리지?”
양말 끝이 엄지발톱 한쪽에 걸려 있었다.
발톱을 보니 한쪽 끝이 다른 부분보다 조금 두꺼워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검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아버지는 발을 바닥에 내려놓고 엄지발톱을 한참 들여다보셨다.
“여기 때문인가 보네.”

양말을 당길 때 걸리는 것은 발톱 끝이었고, 검은색은 그보다 안쪽에 있었다.
양말 끝이 걸렸다
그날 바로 발톱을 자르거나 손을 대지는 않았다.
아버지도 운동을 마치고 들어온 뒤라 발을 오래 들여다볼 생각은 없어 보였다. 양말에 걸리는 부분만 손끝으로 한번 만져 본 뒤 그대로 두셨다.
나는 양말을 벗을 때 불편한 곳이 발톱의 어느 부분인지 기억해 두었다.
불편은 끝에서 시작됐다
며칠 뒤 다시 운동을 다녀오신 날이었다.
아버지는 현관에서 양말을 벗다가 또 엄지발톱 쪽을 잡아당기셨다.
“또 걸리네.”
이번에는 아버지가 발톱 끝을 손끝으로 만져 보셨다. 양말이 걸린 곳과 검은 흔적이 있는 곳을 번갈아 살펴보셨다.
양말을 걸리게 하는 것은 끝부분의 두꺼워진 곳이었다. 가운데의 검은 흔적은 양말에 직접 닿아 불편을 만드는 위치가 아니었다.
운동할 때는 지나갔다
이상한 점은 운동할 때보다 운동을 마친 뒤에 발톱이 더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아침에는 양말을 신고 운동화를 신으면 그만이었다. 운동하는 동안에도 아버지는 발톱에 대해 특별히 말씀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운동을 마치고 양말을 벗는 순간에는 달랐다. 양말 끝이 걸리면서 발톱을 직접 확인하게 됐다.
아버지도 어느 날 운동화를 벗고 발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운동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운동 중에는 지나가던 작은 변화가 양말을 벗는 순간에는 불편으로 드러났다.
검은색은 그대로 남았다
걸리던 끝부분은 조금 다듬었다.
반면 발톱 가운데의 검은 흔적에는 바로 손을 대지 않았다.
발톱에 검은색이나 갈색으로 보이는 변화는 반복해서 부딪히거나 눌리면서 생길 수도 있지만, 발톱이나 피부의 다른 변화와 관련될 수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색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그때는 검은 흔적을 무엇이라고 정하지 않았다. 대신 양말에 다시 걸리는지, 운동할 때 통증이나 불편함이 생기는지, 색이나 모양이 계속 달라지는지를 살펴보기로 했다.
아버지가 직접 불편하다고 느끼는 부분과 눈으로 확인되는 부분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걸림은 달라졌다
발톱 끝을 조금 다듬은 뒤에는 양말을 벗을 때 걸리는 일이 줄었다.
아버지는 평소처럼 운동을 계속하셨다.
며칠 뒤 양말을 벗고 나서 엄지발톱을 한 번 내려다보셨지만, 예전처럼 끝부분을 잡아당기지는 않으셨다.
불편했던 부분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검은 흔적은 남아 있었다
하지만 발톱 가운데의 검은색은 그대로였다.
아버지는 더 손을 대지 않고 양말을 세탁 바구니에 넣으셨다.
그 뒤에도 운동을 다녀오면 양말을 벗는 일은 평소와 같았다. 어떤 날에는 엄지발톱을 내려다보기도 했지만 특별한 말을 하지는 않으셨다.
걸리던 부분은 정리됐고, 가운데 남은 검은 흔적은 아직 그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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