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러 나가는 날이었다.
필요한 것은 두부와 달걀, 대파와 몇 가지 채소였다. 오래 걸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마트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필요한 것만 골라 차로 돌아올 생각이었다.
목록은 먼저 끝났다
마트 안에서는 적어 둔 순서대로 물건을 골랐다.
두부를 담고 달걀을 골랐다. 대파와 채소도 카트에 넣었다. 처음 적어 온 목록만 보면 이제 계산대로 가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엄마가 카트를 밀다가 잠시 멈추셨다.
“참, 버섯도 있어야 하는데.”
이미 지나온 진열대 쪽을 다시 바라보셨다.
나는 카트를 돌렸다. 버섯을 담고 나니 다른 채소도 눈에 들어왔다.
필요한 것은 중간에 늘어났다
엄마는 진열대 앞에서 필요한 것을 하나씩 떠올리셨다.
“이것도 있으면 좋겠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카트 안의 물건이 하나씩 늘어났다.
필요한 것이 생길 때마다 지나온 진열대로 다시 움직이면서 장보기도 조금씩 길어졌다.
계산을 마치고 나왔을 때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 있었다.
의자가 일정 사이에 놓였다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가 있는 곳까지 걸었다.
엄마는 차로 바로 가지 않고 주차장 한쪽에 놓인 의자를 바라보셨다.
“잠깐만 앉았다 가자.”
엄마는 의자에 앉으셨다.
장을 다 본 뒤였지만 아직 차에 타지는 않은 상태였다. 장바구니는 의자 옆에 놓였고, 나는 물건을 옮길 준비를 했다.
엄마는 바로 일어나지 않으셨다. 잠시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앉아 계셨다.
마트 안에서는 카트를 밀며 진열대 사이를 오갔고, 필요한 물건을 찾으러 지나온 곳까지 다시 돌아갔다. 계산을 마친 뒤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주차장까지 걸어왔다.
그때까지 계속 움직이던 엄마가 차를 앞에 두고 먼저 의자를 찾았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쉬는 동안 순서를 나눴다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에도 엄마는 집에 가서 할 일을 이야기하셨다.
“두부는 냉장고 앞쪽에 넣어야겠다.”
“달걀은 위에 올려놓지 말고 안쪽에 넣자.”
버섯은 저녁에 무엇과 같이 먹을지도 이야기했다.
나는 장바구니를 바라보았다. 물건을 사는 일은 끝났지만, 산 물건을 어떻게 가져가고 어디에 둘지는 아직 남아 있었다.
몇 분 동안 앉아 있는 사이, 집에 도착한 뒤 할 일이 하나씩 떠올랐다.
오래 걷거나 서 있어야 하는 외출에서는 중간에 잠시 앉아 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평소보다 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지거나, 가까운 거리에서도 먼저 쉬어야 하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로만 넘기지 않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차에 넣을 것부터 정리했다
잠시 후 엄마가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나는 장바구니를 차 쪽으로 옮겼다.
무거운 것은 아래쪽에 놓고 눌리면 안 되는 채소는 위에 올렸다. 달걀도 다른 물건에 밀리지 않도록 따로 자리를 잡았다.
장을 보는 동안에는 물건을 하나씩 담는 일이 중심이었다면, 차에 실을 때는 물건이 움직이지 않도록 다시 나누는 일이 필요했다.
엄마는 차 안을 살피며 물건이 놓인 자리를 확인하셨다.
“이건 집에 가서 바로 꺼내자.”
차 문을 닫고 나서야 마트에서 고른 물건들이 한곳에 모였다.
집으로 가는 동안 다음 순서가 이어졌다
차가 출발한 뒤에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엄마는 냉장고에 넣을 물건을 하나씩 떠올리셨다.
두부는 어디에 둘지, 채소는 먼저 씻어 둘지, 버섯은 오늘 저녁에 사용할지 이야기를 나눴다.
마트에서는 물건을 고르고, 주차장에서는 잠시 쉬고, 차에서는 집에 도착한 뒤 할 일을 생각했다. 장소가 바뀔 때마다 해야 할 일이 조금씩 달라졌다.
장보기의 끝을 다시 정했다
집에 도착해서 차에서 물건을 내렸다.
엄마는 냉장고 문을 열었고, 나는 장바구니에서 물건을 하나씩 꺼냈다.
두부와 달걀을 넣고 채소를 정돈했다. 버섯은 저녁에 사용할 수 있도록 따로 두었다.
빈 장바구니를 식탁 옆에 내려놓았다.
냉장고 문을 닫고 나서야 그날 장보기의 마지막 순서가 끝났다.
주차장에서 잠시 앉았던 엄마는 집에 돌아와 다시 평소처럼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 이야기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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