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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건강관리

엄마의 신발을 바꿀지, 먼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by 브라보인생 2026. 9. 22.

엄마가 넘어지고 나서 나는 신발을 새로 사야 하는지부터 결정하지 않았다.

오래 신은 슬립온의 밑창을 살펴봤지만, 낡았다는 이유만으로 넘어짐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실제로 무엇 때문에 미끄러졌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었고, 이 신발을 계속 신을 수 있는지 역시 내가 바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내가 먼저 할 일은 따로 있었다.

엄마가 계속 신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었다.

엄마는 몇 년 동안 이 신발을 신어왔고, 계단에서 넘어지기 전에도 자주 신고 다니던 신발이었다.

새 신발을 고르는 것보다 먼저 지금 신발에 다른 선택지가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내가 먼저 정할 일은 신발의 결론이 아니었다

신발을 살펴보면서 밑창이 많이 닳아 있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한쪽만 유난히 마모된 곳은 없는지, 밑창과 신발 본체가 벌어진 곳은 없는지도 살펴봤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신발을 버려야 하는지, 계속 신어도 되는지를 내가 결정할 수는 없었다.

엄마에게 신발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거 오래됐는데 괜찮아?”

엄마는 신발을 받아 들고 한 번 살펴보셨다.

“나는 이게 제일 편해.”

그 말을 듣고 나니 내가 신발을 바꿀지 말지를 먼저 정하는 것보다, 엄마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에는 오래된 신발이었지만 엄마에게는 오랫동안 신어온 익숙한 신발이었다.

수선할 수 있는지만 먼저 확인했다

신발을 수선 매장에 가져가 밑창 상태를 보여줬다.

“이 신발 밑창을 교체할 수 있을까요?”

직원은 신발을 살펴본 뒤 밑창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수선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수선에 필요한 비용과 기간도 함께 물어봤다.

어떤 부분을 고치는지, 수선한 뒤에도 계속 신을 수 있는지 정도만 확인했다.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신발을 어떻게 고치는지에 대한 자세한 방법이 아니었다.

엄마에게 새 신발을 사는 것 말고도 다른 선택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수선할 수 있다는 답을 듣고 나니 적어도 한 가지 선택지는 남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알아본 것과 결정할 것은 달랐다

수선이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신발을 맡기지는 않았다.

고칠 수 있다는 것과 실제로 고치기로 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기 때문이다.

수선에는 비용과 시간이 필요했고, 이 신발을 계속 신고 싶은 사람은 엄마였다.

나는 수선집에서 들은 내용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까지 내가 한 일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수선을 할지, 새 신발을 알아볼지, 지금 신발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부모님의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사용하는 사람보다 옆에서 보는 사람이 먼저 결론을 내리기 쉽다.

오래됐으니 바꾸는 게 낫다고 생각하거나, 새것이 더 편할 것이라고 짐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방법과 엄마가 원하는 방법은 같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알아본 내용을 먼저 전달하기로 했다.

엄마에게 선택할 수 있는 내용을 그대로 전했다

집에 돌아와 수선집에서 들은 내용을 엄마에게 이야기했다.

“엄마 신발 밑창 바꿀 수 있대.”

“비용도 물어봤는데 이 정도고, 수선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대.”

엄마는 신발을 받아 들고 밑창을 한 번 만져봤다.

“그럼 고쳐서 신지 뭐.”

엄마의 대답은 간단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수선을 맡기기로 했다.

이번에는 내가 새 신발을 사자고 권하지 않았다.

오래됐으니 버리자고 말하지도 않았다.

수선할 수 있다는 사실과 필요한 내용을 먼저 확인하고, 그 내용을 엄마에게 전달했다.

그다음 선택은 엄마가 했다.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대신 내려준 결론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도록 확인된 정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선된 신발을 보니 선택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수선된 신발을 받아 집에 가져온 뒤에는 밑창과 신발 본체가 제대로 붙어 있는지만 살펴봤다.

수선한 부분이 들뜨거나 벌어진 곳은 없는지 확인했다.

신발 윗부분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몇 년 동안 사용한 흔적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달라진 것은 밑창이었다.

 

수선이 끝난 오래된 슬립온의 새 밑창을 살펴보는 70대 엄마

 

새 신발로 바뀐 것은 아니었다.

엄마가 오래 신던 신발에 필요한 부분만 달라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니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낡은 신발을 바꿀 것인가’라는 문제도 조금 다르게 보였다.

신발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과정에는 신발의 상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신발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들어 있었다.

부모님의 물건은 대신 결정하기보다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이 있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부모님의 물건을 살펴볼 때 내가 해야 할 일과 부모님이 결정할 일을 구분하게 됐다.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먼저 확인할 수 있었다.

수선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필요한 내용을 물어보고,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까지는 내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다음에 무엇을 선택할지는 엄마의 몫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새 신발을 알아보자고 먼저 말했을 수도 있다.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엄마가 오래 신어온 신발을 내가 더 편한 방법으로 바꾸는 대신, 엄마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마련해 두었다.

그렇게 하고 나니 부모님의 물건을 돕는다는 것이 반드시 대신 결정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필요한 것을 먼저 알아보고, 선택할 수 있는 내용을 건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수선할 수 있는지는 내가 확인하고, 그 신발을 계속 신을지는 엄마가 결정했다.

이번에는 엄마의 물건에 대한 결론을 내가 대신 내리지 않은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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