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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건강관리

엑스레이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끝이 아니었다

by 브라보인생 2026. 7. 9.

“큰 이상은 없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어머니도 한숨을 놓았다.

며칠 전 어머니가 쌀통에 쌀을 넣으려고 의자 위에 올라갔다가 발을 헛디디셨다. 크게 넘어진 것도 아니었고, 넘어진 뒤 혼자 일어나셨다. 처음에는 발이 조금 욱신거리는 정도라고 하셨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발등이 붓기 시작했다.

“걸을 수는 있는데 좀 불편하네.”

어머니가 발을 내려다보며 말씀하셨다.

그때까지도 나는 크게 다친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붓기가 생긴 상태를 그대로 두고 다음 날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병원에서 한번 확인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검사 결과를 먼저 들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는 평소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차 안에서도 이야기를 나누셨고 진료실까지도 직접 걸어가셨다.

의사는 언제 어떻게 다쳤는지 물었다. 어머니가 의자에서 발을 헛디딘 일을 이야기했고,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발등이 부었다는 것과 걸을 때 불편해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의사는 발을 확인한 뒤 엑스레이 촬영을 진행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사진에서 골절만 확인되면 오늘 일은 어느 정도 정리될 거라고 여겼다.

잠시 뒤 의사가 사진을 보여주셨다.

“뚜렷한 골절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바로 물으셨다.

“그럼 괜찮은 거예요?”

나는 대답을 기다렸다.

크게 넘어진 것도 아니었고 병원까지 걸어왔으니 사진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며칠 쉬면 되는 줄 알았다.

진료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의사는 엑스레이 화면에서 바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잠시 화면을 보던 의사가 다시 어머니의 발을 향해 몸을 돌렸다.

발등과 발가락 주변을 차례로 눌러 보셨다.

어머니는 몇 군데에서는 가만히 계셨지만 한곳에서는 얼굴을 찡그리셨다.

“여기가 제일 아파요.”

나는 그때 조금 당황했다.

방금 전까지는 ‘큰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있었는데, 진료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정형외과 진료실에서 의사가 고령 여성의 발등 통증 부위를 확인하는 모습

 

의사는 같은 부위를 한 번 더 눌러보고 걸을 때 발에 힘을 어떻게 싣는지도 확인했다.

사진에서 크게 보이는 것과 실제로 어디가 아픈지는 따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하셨다.

작은 골절이나 미세한 뼈 손상은 다친 직후 촬영한 단순 X-ray에서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처음부터 검사 결과만 기다렸던 내 생각이 조금 단순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픈 곳을 찾은 뒤 설명이 달라졌다

어머니는 조금 전 들은 말이 마음에 걸리셨는지 다시 물으셨다.

“사진에는 괜찮다는데 왜 조심해야 해?”

이번에는 내가 먼저 대답하지 않았다.

의사가 어머니에게 직접 설명해 주셨다.

“아픈 부위가 있으니까 당분간 무리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깁스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약 6주 동안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걸으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어머니는 한동안 조용히 듣고 계셨다.

그러더니 질문을 바꾸셨다.

“그럼 오래 걸으면 안 되는 거네?”

처음에는 뼈가 부러졌는지가 궁금했다면, 그때부터는 발을 얼마나 사용해도 되는지가 궁금해진 것이다.

나도 집에 돌아가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까지 들어야 덜 헷갈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오자 질문이 달라졌다

병원을 나와 차에 타자 어머니는 발을 내려다보셨다.

“사진에는 괜찮다고 했는데 조심해야 한다는 게 처음에는 이상했는데, 이제 알겠네.”

집에 도착한 뒤에도 어머니는 평소처럼 움직이려고 하셨다. 하지만 방향을 바꾸거나 발에 힘을 줄 때는 평소보다 속도를 늦추셨다.

며칠 뒤에는 처음보다 통증이 줄었다.

“이제 덜 아파.”

걷는 모습도 병원에 갔던 날보다는 편해졌다.

그래도 발등을 눌러보면 아픈 곳이 남아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손가락으로 그 부위를 살짝 눌러보시더니 말씀하셨다.

“여기는 아직 아프네.”

통증이 줄었다는 말과 아직 아픈 곳이 있다는 말이 함께 나온 날이었다.

현관에서 걸을 양을 정하셨다

며칠 뒤 다시 외출할 일이 생겼다.

어머니는 현관에서 신발을 신다가 잠시 멈추셨다.

발등을 한 번 눌러보고 신발을 신으셨다.

그리고 현관문 손잡이를 잡기 전에 말씀하셨다.

“오늘은 오래 걷지는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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