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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해도 고령에는 혈당 전단계가 올 수 있었다

by 브라보인생 2026. 7. 9.

부모님은 평소에 몸을 거의 안 움직이는 편이 아니었다. 날씨가 괜찮으면 산책을 나가셨고, 가끔은 등산도 다녀오셨다. 아버지는 오래전부터 테니스를 즐겨 치셨기 때문에 가족들은 혈당 문제만큼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단 음식을 유난히 좋아하시는 것도 아니었고, 식사도 비교적 규칙적인 편이었다. 그런데 건강검진 결과에서 아버지께 당뇨 전단계라는 말이 나왔다. 아직 당뇨병으로 진단된 것은 아니었지만, 가족 입장에서는 가볍게 넘기기 어려웠다. 운동을 꾸준히 해도 나이가 들면 혈당 관리가 예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조금 실감했다.

운동을 해도 혈당이 안심되는 것은 아니었다

젊을 때는 많이 움직이고 땀을 흘리면 어느 정도 건강이 유지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아버지도 테니스를 오래 치셨고 등산도 다니셨기 때문에 가족들은 당뇨 전단계가 우리 집 이야기가 될 줄 몰랐다. 하지만 연세가 들면서 활동량은 조금씩 줄어들고, 같은 양을 먹어도 몸이 받아들이는 방식은 달라지는 것 같았다. 예전에는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던 몸이 이제는 쉬는 시간이 길어지고, 근육량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그러다 보니 단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아도 밥, 떡, 과일처럼 익숙하게 먹던 음식들이 혈당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뇨 전단계라는 말이 더 조심스럽게 들렸다

당뇨 전단계는 아직 병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들은 오히려 이 시기가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미 당뇨가 온 뒤에 식습관을 바꾸는 것보다, 전단계에서 조금이라도 늦추고 막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님 식단을 갑자기 크게 바꾸기보다, 원래 하시던 방식에서 조금씩 조절하기로 했다. 무리하게 음식을 끊게 하면 오래가지 못할 것 같았다. 대신 매일 먹는 밥, 간식, 식후 움직임부터 조금씩 바꿔보기로 했다. 

흰쌀밥보다 잡곡밥을 더 자연스럽게 선택했다

엄마는 원래도 흰쌀밥만으로 밥을 지으신 적이 거의 없었다. 늘 잡곡을 섞어 밥을 하셨고, 최근에는 귀리와 카무트 같은 곡물도 함께 넣으신다.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님도 노년기 식사에서 현미, 보리 등의 통곡물을 활용하라고 강조하셨기 때문에 가족들은 이 방식이 부모님에게 가장 부담 없이 이어갈 수 있는 변화라고 생각했다. 물론 잡곡밥이라고 해서 마음껏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밥은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양이 많아지면 혈당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밥 종류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한 끼 양도 함께 보려고 했다. 부모님께도 “좋은 곡물이라도 많이 먹으면 똑같이 부담될 수 있다”라고 자주 말씀드렸다. 밥의 양을 조금 줄이는 대신에 매 끼니에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시라고 당부도 드렸다. 

떡 대신 견과류를 두되 양은 꼭 정했다

예전에는 부모님이 간식으로 떡을 자주 드셨다. 말랑하고 먹기 편해서 어르신들에게는 떡만 한 간식도 없었다. 하지만 혈당을 생각하고 나니 떡은 생각보다 조심해야 할 음식이었다. 작아 보여도 탄수화물이 압축된 음식이라 금방 많이 먹게 됐다. 요즘은 피칸, 아몬드, 호두 같은 견과류를 간식으로 드시게 했다. 견과류가 혈당을 직접 낮춰 주는 식품은 아니지만 포만감을 주고, 간식을 급하게 많이 먹는 일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대신 견과류는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반드시 한 줌 정도만 드시라고 당부드렸다. 제품을 고를 때도 소금이 들어가지 않은 무염 제품을 골랐다.

과일은 줄이고 방울토마토를 곁들였다

부모님은 식사 후 과일을 챙겨 드시는 습관이 있었다. 예전에는 과일이 건강한 음식이라고만 생각했지만, 혈당을 신경 쓰기 시작하니 과일도 양을 봐야 했다. 특히 식사 직후에 과일을 넉넉히 먹으면 이미 먹은 밥 위에 당분이 더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제철 과일은 맛만 조금 보시고, 평소에는 방울토마토를 더 자주 드신다. 방울토마토는 수분이 많고 단맛이 강하지 않아 부모님도 부담 없이 받아들이셨다. 방울토마토 또한 혈당을 낮추는 음식은 아니지만 혈당을 크게 올리지 않는 음식이라 간식으로 드시기에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잘 드시던 과일을 완전히 끊는 방식보다 이렇게 바꾸는 편이 새로운 식습관을 오래 지속하기 쉬웠다.

식후 집 안 걷기도 혈당 관리의 일부가 됐다

부모님은 예전에는 운동이라고 하면 꼭 밖에 나가서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셨다. 집 안에서 왔다 갔다 걷는 것은 운동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하지만 요즘은 식사 후에 일부러 집 안을 천천히 걸으신다. 거실에서 방까지, 주방에서 현관까지 별것 아닌 움직임이지만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느끼셨다. 고령자의 혈당 관리는 특별한 음식을 하나 더 먹는 일이 아니라, 매일 반복하던 습관을 조금씩 바꾸는 일에 가까웠다. 밥을 어떻게 짓는지, 간식을 무엇으로 두는지, 과일을 얼마나 먹는지, 식후 바로 앉는지 움직이는지에 따라 하루 혈당 부담이 달라질 수 있었다. 아버지의 당뇨 전단계 결과는 가족에게 작은 경고처럼 남았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무리한 제한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려고 한다. 운동을 해왔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다시 식단과 생활 리듬을 살펴야 한다는 것을, 부모님을 보며 조금씩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