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 결과를 듣기 전까지는 별일 없을 줄 알았다
올해는 엄마가 건강검진을 받으시는 해였다. 엄마는 검진 때마다 위내시경을 그냥 받지 않고 추가 비용을 내더라도 수면으로 받으신다. 한 번 병원에 간 김에 대장내시경도 함께 받으시기 때문에 검진 전날부터 준비 과정이 꽤 길어진다. 가족 입장에서는 매번 보는 과정인데도 연세가 있으신 뒤로는 검사 하나도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지난번 건강검진에서는 의사 선생님이 위가 너무 깨끗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이번에도 별다른 이상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도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다만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모두 마치고 나오실 때는 확실히 힘들어 보이셨다. 대기실에는 다른 연세 있는 여성분도 검사를 마치고 의자에 거의 누워 계셨다. 그 모습을 보니 검진이라는 말은 익숙해도, 고령자에게는 검사 자체가 체력 소모가 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옷을 갈아입는 것도 힘들어하셔서 나를 불러 도와달라고 하셨다.

기대했던 말과 다른 설명이 나왔다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들어갈 때만 해도 우리는 “이상 없습니다”라는 말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조금 달랐다. 위내시경 과정에서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었다고 하셨다. 이름은 자주 들어봤지만, 막상 엄마 결과지에서 그 말을 들으니 생각보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의사 선생님은 헬리코박터균을 그냥 두면 위염이나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위암 위험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셨다. 엄마는 가장 먼저 원인이 궁금하셨던 것 같다. “이게 왜 생긴 거예요?” 하고 몇 번이나 물으셨다. 의사 선생님은 침이나 구강 접촉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먼저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엄마는 더 찝찝해하셨고, 나는 치료가 복잡한 병은 아닐까 걱정이 됐다.
생각보다 치료는 단순하게 시작됐다
그런데 치료 방법은 예상보다 단순했다. 따로 큰 시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처방약을 14일 동안 아침저녁으로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병원을 나올 때는 설명이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 “약만 잘 드시면 됩니다”라는 말에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말 이걸로 충분한 건가 싶은 마음도 있었다. 엄마는 약을 드시는 동안 유난히 힘들어하셨다. 특히 약이 쓰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원래 드셔야 하는 약도 많은데 이번 약은 맛도 강하고 속도 편하지 않아 드시기 힘든 듯했다. 그래도 균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루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셨다. 가족도 옆에서 아침저녁으로 확인하게 됐다.

약을 다 먹고 나서야 생긴 의문
문제는 약을 다 먹은 뒤였다. 당시에는 병원에서 받은 약을 끝까지 먹는 것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약을 다 먹었다고 해서 헬리코박터균이 정말 없어졌다고 볼 수 있을까. 의사 선생님이 다시 내원하라고 따로 말씀하지 않으셨던 것 같아 더 헷갈렸다. 그래서 뒤늦게 찾아보니 헬리코박터균은 치료 후 확인이 중요하다고 되어 있었다. 약을 먹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균이 성공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그제야 마음이 조금 불편해졌다. 엄마가 그렇게 쓰고 힘든 약을 14일이나 드셨는데, 정작 균이 없어졌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치료가 마무리된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확인 검사 자체는 크게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다시 위내시경을 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호흡을 채취하는 요소호기검사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정확한 검사 시기와 방법은 병원에 문의해야겠지만, 적어도 엄마가 다시 내시경을 받아야 할까 봐 걱정했던 마음은 조금 줄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건강검진은 결과를 듣는 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고령의 부모님은 검사 자체도 힘들고, 약을 먹는 과정도 쉽지 않다. 그래서 보호자가 옆에서 결과를 같이 듣고, 치료 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조만간 병원에 다시 연락해서 엄마의 헬리코박터균이 제대로 없어졌는지 확인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