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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관절 수술 뒤 첫걸음은 보행기와 함께였다

by 브라보인생 2026. 7. 11.

재활실 문이 열릴 때마다 안에서 들리던 구령이 복도까지 퍼졌다. 엄마와 나는 아버지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벽 쪽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기구가 움직이는 소리와 바닥에 발을 딛는 소리가 문 너머에서 번갈아 들렸다. 한 번은 열린 문 사이로 아버지가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평소에는 재활치료가 어땠느냐고 물어도 “좀 아프더라”라고만 답하셨지만, 그날 문틈으로 본 표정은 그 짧은 말과 달랐다. 수술 뒤 아버지의 하루에는 전에는 없던 동작이 하나씩 들어왔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는 일부터 보행기를 잡고 옮기는 일까지, 그날그날 해야 할 움직임이 달라졌다. 

처음 보행기를 잡았을 때 한 걸음 뒤에 오래 멈추셨다

수술을 마치면 한동안 침대에서 쉬는 시간이 이어질 줄 알았다. 그러나 의료진은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한 뒤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침대에서 일어나 보도록 했다. 처음에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몸의 균형을 잡았고, 이후에는 보행기를 짚은 채 짧게 발을 옮겼다. 보행기를 잡은 아버지는 두 팔에 힘을 많이 주셨다. 첫날에는 몇 걸음 가지 못했다. 아버지는 보행기를 앞으로 조금 밀고 한쪽 발을 옮긴 뒤 그대로 서 계셨다. 치료사가 옆에서 기다리자 잠시 뒤 다른 발이 따라왔다. 병실까지 돌아온 아버지는 보행기를 침대 옆에 세워 두고 한동안 다리를 펴고 쉬셨다.

재활실에서는 무릎을 굽히는 순간마다 얼굴에 힘이 들어갔다 

재활실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침대에 앉자마자 무릎을 편 채 한동안 그대로 계셨다. “걷는 것보다 굽히는 게 더 아프다.” 무릎을 조금 굽힐 때마다 얼굴에 힘이 들어갔다. 수술 직후에는 무릎에 부기와 열감이 남아 있어 움직일 때 당기거나 아플 수 있었다. 재활실에서 무릎을 굽히고 펴는 동작은 각도를 늘리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의자에 앉고 일어나는 동작과도 이어져 있었다. 치료사는 전날 움직인 범위와 그날의 부기, 통증을 살피며 조금씩 동작을 이어 갔다. 아버지도 움직일 때 통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그때그때 치료사에게 이야기했다. 한 번은 재활실에 들어가기 싫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다른 환자를 보았다. 무릎을 굽힐 때의 통증이 벌써 떠오른다고 했다. 엄마는 그분 곁에 서서 아무 말 없이 등을 천천히 쓸어 주었다. 잠시 뒤 재활실 문이 다시 닫혔고, 안에서는 무릎을 굽히는 구령이 이어졌다. 엄마와 나는 복도 의자로 돌아와 아버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병원 재활실에서 물리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무릎 굽히기 운동을 하는 노인 남성

복도 끝에서 방향을 바꾸는 일이 더 어려워 보였다 

재활실에서 운동을 마치고 돌아왔다고 그날의 연습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는 몸 상태가 괜찮은 날이면 보행기를 밀며 병동 복도 끝까지 갔다가 병실로 돌아오셨다. 처음에는 앞으로 걷는 것보다 방향을 바꾸는 동작이 더 불안해 보였다. 복도 끝에서 몸을 돌릴 때 발을 한 번에 틀지 못하고 여러 번 나누어 움직였다. 보행기가 몸에서 너무 멀어지면 상체가 앞으로 기울었고, 가까이 당기면 발을 옮길 공간이 좁아졌다. 치료사는 걷는 거리만 보지 않았다. 한쪽 다리에만 힘을 주지는 않는지, 발을 끌지 않는지, 몸이 옆으로 기울지는 않는지도 함께 살폈다. 아버지는 처음에는 수술하지 않은 쪽 다리에 힘을 더 싣고, 수술한 다리는 조심스럽게 따라 옮기셨다.

푹 꺼지는 소파에서는 일어나는 동작이 다시 어려워졌다

 집에 돌아온 첫날, 아버지는 거실 소파에 앉았다가 일어나려고 몸을 앞으로 여러 번 움직이셨다. 푹 꺼지는 방석 때문에 엉덩이가 쉽게 들리지 않았다. 소파 끝으로 몸을 옮긴 뒤 두 손으로 허벅지를 짚고서야 천천히 일어나셨다. 한동안은 팔걸이가 있고 앉고 일어나기 편한 높이의 의자를 주로 사용했다. 집 안에서는 병원 복도와 달리 바닥에 놓인 물건을 피해 걷거나 미끄러운 곳에서 발을 조심스럽게 옮겨야 했다. 집 주변을 걸을 때도 처음부터 먼 곳까지 나가지는 않았다. 평평한 길부터 짧게 걸었고, 몸 상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날에만 조금씩 시간을 늘렸다. 담당 의료진이 완만한 오르막 걷기를 권했지만 경사가 가파른 곳은 피했고, 힘든 날에는 중간에 돌아왔다. 저녁이 되자 아버지는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셨다. 잠시 선 채 자세를 잡은 뒤 거실을 지나 화장실 쪽으로 걸어가셨다. 방향을 바꿀 때는 발을 한 번에 틀지 않고 두세 번 나누어 옮겼다. 화장실 앞에 도착한 아버지는 벽을 짚지 않고 몸을 돌려 다시 거실 쪽으로 걸어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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