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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음식을 줄였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았다.

by 브라보인생 2026. 7. 12.

엄마는 내과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말을 들은 뒤부터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고 계신다. 정해진 시간에 약을 챙겨 드시면서도 한 가지는 늘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진료실에서 검사 결과를 듣고 나온 뒤에도 엄마는 한동안 고개를 갸웃하셨다. 간식을 즐기는 편도 아니고 튀김이나 기름진 음식도 자주 먹지 않는데 왜 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오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엄마가 드시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본 나도 처음에는 같은 생각을 했다.

기름진 음식보다 밥의 양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엄마는 반찬보다 밥을 든든하게 먹어야 힘이 난다고 생각하신다. 자식들이 밥을 조금만 줄여 보라고 해도 한 끼를 제대로 먹지 않으면 기운이 없어진다며 평소 양을 그대로 드셨다. 집으로 돌아온 뒤 혈액검사 결과지를 다시 꺼내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하나씩 살펴봤다. 그제야 많은 밥이 모두 콜레스테롤로 바뀌는 것처럼 생각했던 것이 너무 단순한 판단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탄수화물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고 남은 열량이 계속 쌓이면 체중과 중성지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원인을 밥 한 가지에서만 찾을 수는 없었다. 총 콜레스테롤과 LDL, HDL, 중성지방은 서로 다른 항목이기 때문에 다음 진료에서는 엄마의 수치 가운데 무엇이 높은 지부터 자세히 확인해야 했다.

 

식탁에서 밥과 여러 반찬을 앞에 두고 식사량을 살펴보는 고령의 어머니

허리가 아픈 뒤 바깥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젊었을 때 엄마는 등산과 걷기를 좋아했다. 가까운 산에는 자주 다녀오셨고 집에만 오래 머무는 날이 드물었다. 하지만 허리 통증이 심해진 뒤에는 외출하는 횟수가 줄었고, 집 안에서 앉아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어느 순간부터 배가 조금씩 나오자 딸들은 엄마에게 살이 쪘다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식사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몸을 움직이는 시간만 줄어든 셈이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허리가 아픈 엄마에게 예전처럼 등산을 다시 시작하라고 할 수는 없었다. 통증을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짧게 걷거나 집 안에서 자주 움직이는 방법부터 찾는 편이 현실적이었다.

먹는 기름만으로 수치를 설명할 수는 없었다

엄마가 다니는 내과에서는 현재 검사 결과를 보고 곰탕과 우유는 당분간 줄여 보자고 설명했다고 한다. 엄마는 평소 곰탕도 자주 먹지 않고 우유도 거의 마시지 않는다고 답하셨다. 그러자 의사는 나이가 들면서 몸의 대사 상태가 달라질 수 있고, 체질적으로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포화지방이 많은 식사뿐 아니라 연령과 폐경 이후의 변화, 활동량, 체중, 가족력의 영향을 함께 받을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검사 결과가 항상 정상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다만 우유를 포함한 모든 유제품을 누구나 끊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엄마의 검사 결과와 현재 치료 상태를 보고 담당 의사가 개별적으로 알려준 내용이므로, 다음 진료에서 저지방 우유도 피해야 하는지 다시 확인해 보기로 했다.

좋아하는 안창살을 완전히 끊지는 않기로 했다

엄마가 가장 아쉬워한 음식은 한우였다. 특히 부드럽고 고소한 안창살을 좋아하시는데, 콜레스테롤 약을 먹기 시작한 뒤에는 고기를 먹어도 되는지부터 물으셨다. 얼마 전 저녁 식사 준비를 위해 장을 보면서, 어떤 부위를 사 드리는 것이 좋을지 가족끼리 이야기를 나눴다. 자식들은 지방이 비교적 적은 안심이나 우둔살, 홍두깨살을 사자고 의견을 모았다. 등심도 구입해서 먹을 때 눈에 보이는 지방은 잘라내서 드리자고 했다. 그렇다고 안창살을 다시는 먹지 못하는 음식으로 정하지는 않았다. 자주 먹거나 한 번에 많은 양을 먹는 대신 가끔 생각날 때 적당량을 드시게 하고, 채소와 다른 반찬을 함께 곁들이자고 했다. 좋아하는 음식을 무조건 금지하면 식사 관리가 오래 이어지기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 날에는 홍두깨살과 우둔살로 장조림을 만들어 작은 반찬통에 나눠 담아 두었다. 엄마도 꺼내 드시기 편하고 우리도 반찬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었다. 홍두깨살은 지방이 적다는 장점은 있지만 익히는 방법에 따라 질겨질 수 있어 오래 삶아 잘게 찢었다. 엄마의 치아 상태를 생각해 고기 크기도 작게 나누고 국물은 지나치게 짜지 않도록 조절했다.

 

장조림을 작은 반찬통에 나눠 담는 보호자 딸의 이미지

약을 먹는 동안에도 검사 결과를 다시 보기로 했다

엄마는 요즘 처방받은 약을 빠뜨리지 않고 드시면서 식사량과 활동량도 함께 살피고 계신다. 밥을 갑자기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조금 덜 담아 보고, 허리가 괜찮은 날에는 가까운 곳을 천천히 걷는다. 한우도 부위와 양을 살펴 선택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는데 약까지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지금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한 가지 음식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계신다. 우리도 엄마의 배가 나왔다고 놀리거나 밥부터 줄이라고 재촉하기보다 LDL과 중성지방이 각각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려고 한다. 다음 검사에서는 숫자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중요하지만, 엄마가 지금처럼 무리 없이 식사와 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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